윌리엄 바 미 법무장관의 대변인이 일각에서 보도된 사임설을 일축했다. 그러나 그에 대한 사퇴 압박은 점점 거세지는 모습이다.

바 장관의 대변인인 케리 쿠퍽은 18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사임설을 “루머”로 칭하며 “법무장관은 사임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이에 앞서 앤드루스 합동기지에서 기자들에게 “바 장관을 완전히 신뢰한다”고 밝혔었다.

바 장관의 사임설은 이날 워싱턴포스트(WP)가 관련 내용을 보도하면서 불거졌다. 보도에 따르면 바 장관은 최근 백악관 내외의 트럼프 대통령 측근들에게 사임을 고심 중이라고 털어놨다고 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법무부 현안 관련 트윗이 고심의 이유로 꼽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 법무부 소속 검사들이 러시아 스캔들 관련 위증 등 혐의로 기소된 자신의 측근 로저 스톤에 대해 징역 7~9년을 구형하자 트위터를 통해 스톤을 “결백한 사람”이라고 두둔하며 공개적으로 반발한 바 있다.

이후 법무부가 재판부에 스톤에 대한 구형량을 낮춰 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담당 검사들이 집단적으로 사임 의사를 밝히며 항명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바 장관은 논란이 커지자 지난 13일 ABC 인터뷰를 통해 “(대통령이) 법무부에 대해 트윗하는 걸 중단하는 게 좋을 것”이라며 “그의 트윗 때문에 업무 수행이 힘들다”고 선 긋기에 나섰다. 그러나 해당 발언을 두고도 책임 회피용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WP에 따르면 바 장관은 일련의 사태로 인한 법무부 사기 저하를 깊이 우려해 왔다. 노골적인 친트럼프 노선을 걸어온 그가 언론에서 공개적으로 트럼프 대통령 트윗을 비판한 이유도 이같은 우려 때문이라는 게 바 장관 측근들의 전언이다.

아울러 바 장관은 언론 인터뷰를 몇 주 앞두고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개인적으로 법무부 현안 관련 트윗 중단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록 대변인이 사임설을 일축하긴 했지만, 보도 맥락대로라면 바 장관의 고심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최고 법집행 당국자(the chief law enforcement officer)”를 자처하며 자신에게 법무부 현안 개입 권한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 “모든 이들은 자신의 마음을 말할 권리가 있다”고 발언, 법무부 현안에 대한 트윗을 계속 하겠다는 고집도 드러냈다.

아울러 바 장관의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지난 16일 전직 법무부 관료 1100여명이 바 장관 사퇴를 촉구하는 기명 서한을 공개했는데, 현재 이 서한 서명자는 2459명으로 늘어난 상황이다.

다만 WP는 바 장관과 가까운 소식통들을 인용, 그가 성급하게 사퇴 결정을 내리진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아직 법무장관 교체를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