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한파인 하토야마 전 일본 총리가 “일본은 과거 저질렀던 끔찍하고 잔인한 전쟁범죄에 대해 고집부리지 말아야 하며, 강제징용·‘위안부’ 문제와 관련해선 피해자들의 명예회복과 사죄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전 일본 총리는 지난 6일 오후 전남대학교에서 열린 개교 70주년 기념 용봉포럼에서 ‘우애에 기반한 동아시아의 미래’를 주제로 한 특별강연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일본은 제2차세계대전 이후 발전에 힘을 써왔지만 한국과 중국이 따라잡으면서 추월해가는 상황을 맞이했다. 이로 인해 일본인 마음 속에서는 주변 국가에 대한 시기심이 커가는 것 같다”는 말로 강연을 시작했다.

그러면서 “한일 간의 주요 쟁점은 일제강점기 전쟁 과정에서 일어난 여러 비극에 대한 전후처리 문제인데 이 문제에 대해 일본은 무한 책임론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즉, 전쟁으로 인해 피해를 본 분들이 더 이상 사과하지 않아도 된다고 용서해 줄때까지 용서를 빌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일본은 1592년 4월 발발한 임진왜란 때 이미 잔인한 범죄를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이어 “임진왜란 당시 왜군 장수들은 공을 보여주기 위해 한국인들의 귀와 코를 베어 가져갔다. 현재 쿄토·오카야마 등 각지에 그들이 가져간 귀와 코를 묻은 귀무덤과 코무덤이 있는데 이는 만행의 증거”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왜덕산 위령제에 참석했었다. 명량해전에서 일본이 조선 수군에 대패했는데 이때 진도 주민들은 죽은 사람에게는 적도 아군도 없다며 왜군의 시신을 수습해줬다는 이야기를 듣고 부끄러웠다”면서 “일본의 조선 정벌이라는 야망을 시도한 것에 대한 사죄와 진도 주민들의 따뜻한 정신에 대한 감사를 드렸다”고 말했다.

또 “이런 과거에 대한 사실이 전해짐으로써 한일 간 진정한 화해와 오랜 우호 관계가 구축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는 일본정부가 무한책임의 입장에서 사죄의 마음을 계속 가짐으로써 위안부 희생자 한 분 한 분의 명예가 회복되고 그들의 마음의 상처가 치유될 수 있도록 양국에서 지원받기를 희망한다”면서 “이에 대한 통렬한 반성과 사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강제징용 문제에 대해서도 “일본 정부가 개인의 청구권 자체를 국내법적인 의미로 소멸시킨 것이 아니라는 공식 답변을 했던 입장으로 돌아갈 것”과 “국제인권법 상 개인의 손해배상권은 국가 간 협정이나 조약에 의해 소멸될 수 없다는 입장을 받아들일 것, 국제인권법을 인정할 것” 등을 촉구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끝으로 “세계는 지금 북한 문제를 제외하고도 평화를 위협하는 위기가 많은 상황이다”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한-중-일을 중심으로 하는 ‘동아시아 공동체’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