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의 선택적 기억과 집단적 자기기만은 단순한 개인의 심리라기보다는 역사적, 사회문화적, 정치적 배경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음과 같은 심리적·사회적 요인들이 영향을 줍니다:

1. 피해자-가해자 이중 인식 (被害者意識과 가해 부정)

• 일본은 패전국으로서 원자폭탄 피해, 도쿄 대공습 등 자국민의 고통을 강조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 그와 동시에 식민지 지배나 전쟁 범죄에 대해서는 책임을 회피하거나 축소하려는 태도를 보입니다.

• 이중 인식은 "우리는 피해자였다"는 서사에 갇혀 가해자로서의 기억은 선택적으로 무시하게 만듭니다.

2. 체면 문화와 "부끄러움 회피 심리"

• 일본 문화는 수치심(shame culture) 중심입니다. 실수를 인정하거나 공개적으로 사과하는 것을 체면 손상으로 여깁니다.

• 집단으로서 실수를 인정하기보다는 조용히 잊고 넘어가는 방식을 택합니다. 이것이 역사 왜곡이나 책임 회피로 나타납니다.

3. 국가 주도의 역사 교육과 미화

• 전후 일본은 자위적 전쟁, 애국심 강조, 천황 신격화를 간접적으로 복원하는 방식으로 교육을 설계해 왔습니다.

• 이는 국민 다수가 왜곡된 역사관 속에서 자라나게 만들고, 그 결과 자기 기만적 집단 정체성이 강화됩니다.

• 예: “일본은 아시아를 서구 제국주의로부터 해방시키려 했다”는 주장.

4. 집단주의와 동조 압력

• 일본은 개인보다 집단을 우선시하는 동조 압력이 강한 사회입니다.

• 다른 생각을 말하거나 국가 공식 역사관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은 "공기(空気)를 못 읽는 사람"으로 불이익을 받습니다.

• 그 결과, 비판적 사고 없이 집단 기만에 동참하는 분위기가 조성됩니다.

5. 불편한 진실 회피 심리 (Cognitive Dissonance)

• "우리는 근면하고 정의로운 민족"이라는 자긍심이 강한 집단일수록, 과거의 전쟁 범죄와 같은 사실은 내적 불편감을 일으킵니다.

• 이를 해소하기 위해 사실을 왜곡하거나, 망각하거나, 정당화하게 됩니다.

  예: “그 당시엔 어쩔 수 없었다”, “모두가 그렇게 했다” 등의 정당화 논리.

결론

일본인의 선택적 기억과 집단적 자기기만은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교육, 문화, 심리, 체면 의식이 결합된 사회 전체의 방어기제입니다.
이는 불편한 과거와 직면하기보다 기억을 선택하고 재구성함으로써 자기 정체성을 보호하려는 심리적 기제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