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세계대전이 끝날 무렵과 냉전 초기에 서양의 일부 지정학자 및 정책 입안자들 사이에서는 만주(만주국)가 일본의 강력한 경제적 또는 지정학적 영향력 아래에 남아야 한다는 시각이 존재했습니다.

이는 만주국 자체의 존속을 의미했다기보다는, 만주의 경제적/전략적 자원을 일본이 활용하도록 하거나, 일본의 군사적 통제가 계속되어야 한다는 주장이었습니다.

 지정학적 논리의 배경

이러한 시각이 등장한 주된 배경과 논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일본의 경제 회복과 안보 (The Economic Logic)

산업 자원: 만주는 석탄, 철광석 등의 풍부한 지하자원과 잘 발달된 중공업 시설을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경제적 생명선: 일부 서구 정책 입안자들은 전후 일본을 공산주의에 대항하는 아시아의 핵심 동맹국으로 삼기 위해서는, 일본이 이들 만주 자원에 접근하여 경제적 자립을 이룰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일본의 경제가 붕괴하면 공산화될 위험이 크다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간접 통제 선호: 만주를 중국 본토에 완전히 넘겨주기보다는, 일본이 투자나 기술 지원 등의 형태로 만주 경제에 깊이 관여하도록 간접적인 통제권을 주는 것이 일본의 안정화에 도움이 된다고 보았습니다.

소련(공산주의) 세력 견제 (The Cold War Geopolitics)

전략적 완충: 만주는 소련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지정학적 요충지였습니다. 만주를 중국 공산당이나 소련이 완전히 장악하는 것을 막는 것이 서방의 주요 목표였습니다.

일본의 방파제: 일본이 만주 지역에 대한 영향력을 유지할 경우, 이는 소련의 동아시아 팽창을 견제하는 최전선 방파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만약 만주가 공산화되면 일본 본토의 안보가 심각하게 위협받는다고 판단했습니다.

 중국의 불안정성 우려

국공내전: 2차 대전 종전 후 중국은 국민당과 공산당 간의 내전으로 극심한 혼란 상태였습니다. 일부 서방 인사들은 불안정한 중국 정부가 만주의 광대한 지역과 복잡한 산업 시설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없다고 회의적으로 보았습니다.

임시적 관리 필요성: 이 때문에 중국이 안정될 때까지 일본 또는 연합국의 관리 하에 만주의 산업 시설을 두어야 한다는 논리가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주장은 만주국이라는 괴뢰 정권의 합법성을 인정하는 것이라기보다는, 냉전 시기에 대소련 견제와 일본의 반공 기지화라는 지정학적 현실을 위해 만주의 전략적 가치를 활용해야 한다는 **"현실 정치(Realpolitik)"**의 일환이었습니다.

하지만 최종적으로는 연합국의 공식 결정에 따라 만주는 중화민국(이후 중화인민공화국)에 반환되었고, 만주국은 해체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