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아직 저두 못읽어봤어여...ㅡㅡ;
호홉... 한번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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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미야, 너, 머리 염색했니? 어? 그리고 보니 길이도 갑자기 길어진 것 같고?”
“기집애도... 지금에서야 알아챘니? 훗... ”
윤미와 혜경이는 한적한 카페에 앉아 수다를 떨고 있었다.
“혜경아? 어때? 이 가발이 내게 어울리니?”
“아... 어쩐지. 야, 너 가발 쓰니까 훨씬 난데? 네 진짜 머리털은 갈라 진데다가 돼지털이라...”
윤미가 뾰로통해져서 혜경을 바라보며 말했다.
“참나... 너 자꾸 놀릴래?”
“훗... 농담이고... 그나저나 그거 비싸지? 사람 머리카락으로 만든 가발은 값이 꽤 한다던데...”
“응... 사실은...”
“엉? ”사실은...” 이라니?”
윤미는 웃겨 죽겠다는 듯한 표정으로 혜경이를 빤히 쳐다보았다. 혜경 이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윤미를 바라볼 뿐이었다.
“사실은 말이야... 이 가발... 내가 산게 아니고... 어디서 난 거야.”
“어디서 나다니? 아니 그게 무슨 소리야?”
“너, 걔 알지? 형민이라고...”
“응 알지. 예전에 너 좋다고 죽자 사자 쫓아 다니던 애 아냐? 그런데 아직도 걔 만나?”
윤미는 앞에 놓인 커피를 홀짝이고는 말을 이었다.
“아니... 안 만나. 걔 왕재수잖니? 자기가 무슨 왕자인줄 알고 아무 여자나 찝쩍대면서 전부 자기를 좋아하는 줄 아는...”
혜경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맞장구를 쳤다.
“하긴... 술만 먹으면 나한테도 좋아한다고 그랬으니까...”
“어쨌든 걔가 그저께인가 소포를 보냈더라고. 짧은 편지와 함께 이 가 발을...”
윤미는 말을 하며 다이어리에서 화려한 색상의 편지를 꺼내 혜경에게 건냈다.
혜경은 미소를 띠우며 윤미가 준 편지를 펼쳐 보았다.
[나의 사랑 윤미에게...
나는 아직도 너를 사랑하고 있단다. 너는 어떻게 생각할 지는 몰라도
나는 너밖에 없어. 그간 내 행동이 잘못 됐다는 건 나도 인정할께...
앞으로는 착실한 사람이 될테니... 다시 만나 줄 수 있겠니? 제발 연락 좀 해줘라.
내가 그때 왜 그랬는지... 꼭 연락 해줘.
P.S. 우리 친척 중에 가발 공장을 하는 분이 계셔... 언젠가 네가 이쁜
가발을 하나 쓰고 싶다는 말을 한 것이 생각나서 내가 특별히 부탁해
만든 걸 네게 보낸다. 이걸 쓰면 너도 아주 이뻐질 것 같아. 어쨌든...
너의 사랑이 되고픈 형민이가...]
혜경은 편지를 다 읽고 나서는 배를 잡고 웃어댔다.
“하. 하. 하. 형민이, 걔 너무 웃긴다. 느닷없는 사랑타령도 그렇지만.. 무슨 화해의 선물로 가발을 보내니? 걔 정말 희한한 애네?”
윤미도 빙긋이 웃으며 말했다.
“글쎄 말이야. 한, 한달 조용하다 싶었더니만... 어쨌든 나야 뭐, 갖고 싶어 하던 가발이 생겼으니 좋은 거고... 내가 연락을 안 하면 그만 아 니니?”
혜경은 여전히 웃음을 머금은 채 얘기했다.
“훗. 나도 걔 한테 연락해서 ”나도 너 사랑하니 가발 하나 보내줘.” 그럴까? 하. 하. 하.”
“애도... 참... 호. 호. 호.”
둘의 웃음 소리가 카페에 울려 퍼졌다.
윤미는 혜경과 헤어진 후 어두운 거리를 홀로 걸어 집으로 돌아가고 있 었다.
한적한 골목은 괴괴한 달빛만이 비추고 있었고 날이 차서 그런지 지나다니는 사람은 눈에 띄지 않았다.
“약간... 기분이 으시시 하네? 머리가 좀 무거운 것 같기도 하고....”
조금 전부터 누군가가 자신의 뒤를 쫓아오는 느낌이 들어 자꾸 뒤를 돌 아 보게 되었다.
그러나 자신의 뒤에는 아무도 없었다.
“요새 내가 신경이 예민해져서 그런가?”
그런데 이번에는 한 발자욱씩 걸어 갈 때마다 누가 자신의 머리를 잡아 당기는 기분이 들었다.
윤미는 자신도 모르게 온 몸에 소름이 돋았다.
“누가 자꾸 내 머리를...”
무심코 손을 들어 가발를 만져 보았다. 척척하기도 하고 미끈거리는 것 이 만져졌다.
“이... 이게 뭐야?”
손을 천천히 눈 앞에 들이댔다.
“아... 악!”
윤미의 손에 묻은 것은 검붉은 피였다. 윤미는 너무 놀라 그 자리에 서 서 덜덜 떨기만 했다.
“세... 세상에..”
아직도 자신의 머리카락을 누가 잡아 당기고 있어서 걸음을 옮기려고 해도 발이 잘 떨어 지지를 안았다.
“이... 이럴 수가. 아, 아...”
급기야는 목이 뒤로 젖혀질 만큼 누군가가 강하게 자신의 머리카락을 잡아 당겼다.
윤미는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다리에 잔뜩 힘을 주어 한 걸음씩 천천히 걸음을 내디뎠다.
간신히 집에 돌아온 윤미는 컴컴한 자신의 방에 들어서서 불을 켜고 거 울 앞에 섰다.
“엇? 아... 앗!!”
거울에 비친 자신의 머리는 온통 붉은 피빛이었다. 정확히 말해 자신이 쓰고 있는 가발이 온통 검붉은 피로 물들어 있었다.
너무 놀라 몸을 떨 고 있는데 윤미의 목줄기를 타고 핏방울이 한방울씩 떨어지기 시작했다.
“뭐... 뭐야? 대체...”
윤미는 손을 뻗어 자신이 쓴 가발을 움켜 쥐고 벗을려고 했다.
그러나 단단히 고정되어 있는 바위 덩이 모양 가발은 윤미의 머리에서 벗겨지 지를 안았다.
“안... 안돼...”
이제는 머리가 자꾸 뒤로 젖혀져서 말도 제대로 나오지를 안았다.
“커억...”
그때 생각난 것이 형민의 얼굴이었다. 윤미는 기다시피 전화기 쪽으로 다가가 형민에게 전화를 걸었다.
몇번의 신호음이 길게 울리자 힘찬 형민의 목소리가 들렸다.
“여보세요?”
“혀... 형민아. 나, 윤미인데...”
“아, 윤미구나. 내 선물 마음에 들어?”
“그... 그게... 네가 준 가... 가발이 벗겨지지를 않아. 그리고... 이상하게도...”
윤미는 갈수록 머리가 무거워지고 자신의 머리카락까지 빠질 정도의 아 픔을 참으며 상황을 설명했다.
“그... 그럴리가...”
“제발 좀 도와줘. 이 가발에 귀신이 붙었는지... 아무리 벗으려고 해도...”
“윤미야. 그러면 우리집으로 올래? 마침 그 가발을 만들어 준 친척 분이 와 계시니까... 어떻게 해서든 가발을 벗겨 달라고 하자.”
“아... 알았어.”
형민에게 전화를 걸고 나자 다소 마음이 진정되어 그런지 조금 전보다 머리칼을 잡아 당기는 느낌이 덜했다.
그리고 가발에서 흐르던 피도 점차 멈춰지기 시작했다.
“어쨌든 형민이 집으로 가서 도와 달라고 해야겠어...”
윤미는 떨리는 가슴을 애써 진정시키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딩동, 딩동-
윤미는 다급히 형민의 집 초인종을 눌렀다. 잠시후 형민이 근심스런 얼 굴로 문을 열고 나왔다.
“세... 세상에... 가발이 온통 핏빛이잖아?”
“그리고 자꾸 잡아 당겨... 누군가가...”
형민은 윤미의 가발을 뚫어져라 바라보며 안으로 들어오라는 손짓을 하 였다.
“자, 일단 여기 앉아 있어.”
형민은 윤미에게 쇼파에 앉기를 권했다.
“그나저나 이 가발을 만들어 줬다는 분은?”
“아, 너 기다리다가 잠깐 나가셨어... 그런데 언제부터 그런 거야?”
윤미는 여전히 가발을 벗으려고 애쓰며 말했다.
“오늘 처음 이 가발을 썼는데... 조금 전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갑자기...”
“그래? 그런데 벗겨지지도 않는다고? 정말 이상하다... 혹시... 아, 맞다. 그래서 그런가? 윤미야 나 좀 따라와봐.”
“왜? 어디를?”
형민이 뭔가가 생각이 난 듯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지하실로 걸어 내려갔다.
윤미도 고개를 갸웃거리며 천천히 형민의 뒤를 따랐다.
“지하실에는 왜 가는 거야?”
“글쎄... 잠자코 따라오기나 해...”
컴컴한 지하실로 내려가는 계단이 몹시 삐걱 거렸다.
윤미는 발이라도 헛디딜까봐 조심스럽게 걸어 내려갔다.
그런데 지하실에 거의 다 내려 왔을 때쯤 이상한 악취가 심하게 풍겨왔다.
“이게 무슨 냄새야? 대체...”
“아, 이거?”
형민이 더듬거리며 스위치를 찾아 지하실의 불을 켰다.
“어... 저... 저건.. 악!!!”
지하실에는 몸뚱아리가 없는 여자들의 머리통들이 새끼줄에 매달려 벽 에 줄지어 걸려 있었다.
그리고 어떤 것은 죽은 지 얼마 되지 않았는지 아직도 짤린 목에서 피가 뚝뚝 흘러내리고 있었다.
“왜, 놀라? 여기 있는 사람들은 그간 내가 좋아하던 여자들이야. 너무 도 사랑스러워 수집하고 있는 중인데...”
윤미는 너무 놀라 벌벌 떨며 말했다.
“너... 미쳤구나... 미쳤어...”
형민은 윤미의 말을 이해 못하겠다는 듯 줄지어 걸려있는 여자들의 짤 린 머리를 다정스럽게 만지며 말했다.
“사실 몸뚱아리까지도 모으고 있었는데... 너무 부피가 커서... 지금은 머리만 짤라 모으고 있는 중이지. 아, 참.. 네가 쓰고 있는 가발 있지? 그거 이 애의 머리카락인데...”
형민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얼굴이 알아볼 수 없을 만큼 부패된 어느 여자의 맨들맨들한 머리통을 윤미의 얼굴에 들이밀며 이죽거렸다.
“이 애 머리카락이 제일로 윤이나고 탐스러웠거든? 그걸 보니 갑자기 네 생각이 나더라고... 그래서 내가 머리 가죽을 벗겨서 친척에게 가발 을 만들어 달라고 부탁을 한거야.”
“세... 세상에...”
“히. 히 히. 그런데... 그 가발에 이 애 귀신이 붙었나? 난 귀신이라는 걸 믿지는 않지만... 네 얘기를 들어보니... 하긴... 얘는 좀 특별한 애였거든?
무당 집 딸이었는데... 자신의 머리카락에 남달리 집착을 하 더라고... 매일 다듬고... 손질하고...”
형민이 천천히 윤미에게 다가가자 윤미는 뒤로 물러나며 두려움에 잔뜩 잠긴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다... 다가 오지마....”
“그나저나... 너도 속으로는 나를 사랑했지? 다 알고 있어. 가발이 안 벗겨진다는 건 핑계고... 사실은 나를 만나려고... 히. 히. 히. 맞지? 그렇지?”
“저... 저리가... 어서...”
눈이 ”쾡”해진 형민은 손을 천천히 들어 윤미의 볼을 쓰다듬으며 천천히 말했다.
“다 알아. 괜찮아. 여기 있는 여자들도 다 그랬지. 히. 히. 히. 나도 너... 사랑해. 히. 히. 히.”
“아... 안돼...”
며칠 후 혜경이는 소포 하나를 받았다. 그 속에는 가발 하나와 편지가 들어 있었다.
[혜경이에게...
며칠 전 네 전화를 받고 정말 기분이 좋았어. 너도 나를 사랑하게 될 거 야.
아, 참... 그리고 네가 부탁한 가발... 이제서야 보내게 되어 미 안해.
만드는데 꽤 힘이 들었거든? 어쨌든... 아무때라도 우리집으로 놀러오고...
그럼 연락을 기다릴께...
너의 영원한 사랑이 되고픈 형민이가...]
편지를 다 읽은 혜경이는 한심하다는 듯 쓴 웃음을 지으며 형민의 편지 를 구겨 휴지통에 버렸다.
“미친놈... 내가 가발 하나 얻으려고 거짓말 한거지... 네가 좋아 그런 거냐? ”
혜경이는 소포 꾸러미에서 가발을 꺼내 머리에 뒤집어 쓰며 중얼거렸다.
“흠... 그런데 나한테 보내 준 가발은 저번에 윤미가 받았던 거보다 좀 싸구려인가봐. 꼭 윤미 머리카락처럼 갈라졌고... 돼지털 같잖아? 어쨌든... 공짜니...뭐...”
이거 아직 저두 못읽어봤어여...ㅡㅡ; 호홉... 한번 읽어보세요.~~*^^* ------------------------------------------------------------======== 윤미야, 너, 머리 염색했니? 어? 그리고 보니 길이도 갑자기 길어진 것 같고?" "기집애도... 지금에서야 알아챘니? 훗... " 윤미와 혜경이는 한적한 카페에 앉아 수다를 떨고 있었다. "혜경아? 어때? 이 가발이 내게 어울리니?" "아... 어쩐지. 야, 너 가발 쓰니까 훨씬 난데? 네 진짜 머리털은 갈라 진데다가 돼지털이라..." 윤미가 뾰로통해져서 혜경을 바라보며 말했다. "참나... 너 자꾸 놀릴래?" "훗... 농담이고... 그나저나 그거 비싸지? 사람 머리카락으로 만든 가발은 값이 꽤 한다던데..." "응... 사실은..." "엉? "사실은..." 이라니?" 윤미는 웃겨 죽겠다는 듯한 표정으로 혜경이를 빤히 쳐다보았다. 혜경 이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윤미를 바라볼 뿐이었다. "사실은 말이야... 이 가발... 내가 산게 아니고... 어디서 난 거야." "어디서 나다니? 아니 그게 무슨 소리야?" "너, 걔 알지? 형민이라고..." "응 알지. 예전에 너 좋다고 죽자 사자 쫓아 다니던 애 아냐? 그런데 아직도 걔 만나?" 윤미는 앞에 놓인 커피를 홀짝이고는 말을 이었다. "아니... 안 만나. 걔 왕재수잖니? 자기가 무슨 왕자인줄 알고 아무 여자나 찝쩍대면서 전부 자기를 좋아하는 줄 아는..." 혜경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맞장구를 쳤다. "하긴... 술만 먹으면 나한테도 좋아한다고 그랬으니까..." "어쨌든 걔가 그저께인가 소포를 보냈더라고. 짧은 편지와 함께 이 가 발을..." 윤미는 말을 하며 다이어리에서 화려한 색상의 편지를 꺼내 혜경에게 건냈다. 혜경은 미소를 띠우며 윤미가 준 편지를 펼쳐 보았다. [나의 사랑 윤미에게... 나는 아직도 너를 사랑하고 있단다. 너는 어떻게 생각할 지는 몰라도 나는 너밖에 없어. 그간 내 행동이 잘못 됐다는 건 나도 인정할께... 앞으로는 착실한 사람이 될테니... 다시 만나 줄 수 있겠니? 제발 연락 좀 해줘라. 내가 그때 왜 그랬는지... 꼭 연락 해줘. P.S. 우리 친척 중에 가발 공장을 하는 분이 계셔... 언젠가 네가 이쁜 가발을 하나 쓰고 싶다는 말을 한 것이 생각나서 내가 특별히 부탁해 만든 걸 네게 보낸다. 이걸 쓰면 너도 아주 이뻐질 것 같아. 어쨌든... 너의 사랑이 되고픈 형민이가...] 혜경은 편지를 다 읽고 나서는 배를 잡고 웃어댔다. "하. 하. 하. 형민이, 걔 너무 웃긴다. 느닷없는 사랑타령도 그렇지만.. 무슨 화해의 선물로 가발을 보내니? 걔 정말 희한한 애네?" 윤미도 빙긋이 웃으며 말했다. "글쎄 말이야. 한, 한달 조용하다 싶었더니만... 어쨌든 나야 뭐, 갖고 싶어 하던 가발이 생겼으니 좋은 거고... 내가 연락을 안 하면 그만 아 니니?" 혜경은 여전히 웃음을 머금은 채 얘기했다. "훗. 나도 걔 한테 연락해서 "나도 너 사랑하니 가발 하나 보내줘." 그럴까? 하. 하. 하." "애도... 참... 호. 호. 호." 둘의 웃음 소리가 카페에 울려 퍼졌다. 윤미는 혜경과 헤어진 후 어두운 거리를 홀로 걸어 집으로 돌아가고 있 었다. 한적한 골목은 괴괴한 달빛만이 비추고 있었고 날이 차서 그런지 지나다니는 사람은 눈에 띄지 않았다. "약간... 기분이 으시시 하네? 머리가 좀 무거운 것 같기도 하고...." 조금 전부터 누군가가 자신의 뒤를 쫓아오는 느낌이 들어 자꾸 뒤를 돌 아 보게 되었다. 그러나 자신의 뒤에는 아무도 없었다. "요새 내가 신경이 예민해져서 그런가?" 그런데 이번에는 한 발자욱씩 걸어 갈 때마다 누가 자신의 머리를 잡아 당기는 기분이 들었다. 윤미는 자신도 모르게 온 몸에 소름이 돋았다. "누가 자꾸 내 머리를..." 무심코 손을 들어 가발를 만져 보았다. 척척하기도 하고 미끈거리는 것 이 만져졌다. "이... 이게 뭐야?" 손을 천천히 눈 앞에 들이댔다. "아... 악!" 윤미의 손에 묻은 것은 검붉은 피였다. 윤미는 너무 놀라 그 자리에 서 서 덜덜 떨기만 했다. "세... 세상에.." 아직도 자신의 머리카락을 누가 잡아 당기고 있어서 걸음을 옮기려고 해도 발이 잘 떨어 지지를 안았다. "이... 이럴 수가. 아, 아..." 급기야는 목이 뒤로 젖혀질 만큼 누군가가 강하게 자신의 머리카락을 잡아 당겼다. 윤미는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다리에 잔뜩 힘을 주어 한 걸음씩 천천히 걸음을 내디뎠다. 간신히 집에 돌아온 윤미는 컴컴한 자신의 방에 들어서서 불을 켜고 거 울 앞에 섰다. "엇? 아... 앗!!" 거울에 비친 자신의 머리는 온통 붉은 피빛이었다. 정확히 말해 자신이 쓰고 있는 가발이 온통 검붉은 피로 물들어 있었다. 너무 놀라 몸을 떨 고 있는데 윤미의 목줄기를 타고 핏방울이 한방울씩 떨어지기 시작했다. "뭐... 뭐야? 대체..." 윤미는 손을 뻗어 자신이 쓴 가발을 움켜 쥐고 벗을려고 했다. 그러나 단단히 고정되어 있는 바위 덩이 모양 가발은 윤미의 머리에서 벗겨지 지를 안았다. "안... 안돼..." 이제는 머리가 자꾸 뒤로 젖혀져서 말도 제대로 나오지를 안았다. "커억..." 그때 생각난 것이 형민의 얼굴이었다. 윤미는 기다시피 전화기 쪽으로 다가가 형민에게 전화를 걸었다. 몇번의 신호음이 길게 울리자 힘찬 형민의 목소리가 들렸다. "여보세요?" "혀... 형민아. 나, 윤미인데..." "아, 윤미구나. 내 선물 마음에 들어?" "그... 그게... 네가 준 가... 가발이 벗겨지지를 않아. 그리고... 이상하게도..." 윤미는 갈수록 머리가 무거워지고 자신의 머리카락까지 빠질 정도의 아 픔을 참으며 상황을 설명했다. "그... 그럴리가..." "제발 좀 도와줘. 이 가발에 귀신이 붙었는지... 아무리 벗으려고 해도..." "윤미야. 그러면 우리집으로 올래? 마침 그 가발을 만들어 준 친척 분이 와 계시니까... 어떻게 해서든 가발을 벗겨 달라고 하자." "아... 알았어." 형민에게 전화를 걸고 나자 다소 마음이 진정되어 그런지 조금 전보다 머리칼을 잡아 당기는 느낌이 덜했다. 그리고 가발에서 흐르던 피도 점차 멈춰지기 시작했다. "어쨌든 형민이 집으로 가서 도와 달라고 해야겠어..." 윤미는 떨리는 가슴을 애써 진정시키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딩동, 딩동- 윤미는 다급히 형민의 집 초인종을 눌렀다. 잠시후 형민이 근심스런 얼 굴로 문을 열고 나왔다. "세... 세상에... 가발이 온통 핏빛이잖아?" "그리고 자꾸 잡아 당겨... 누군가가..." 형민은 윤미의 가발을 뚫어져라 바라보며 안으로 들어오라는 손짓을 하 였다. "자, 일단 여기 앉아 있어." 형민은 윤미에게 쇼파에 앉기를 권했다. "그나저나 이 가발을 만들어 줬다는 분은?" "아, 너 기다리다가 잠깐 나가셨어... 그런데 언제부터 그런 거야?" 윤미는 여전히 가발을 벗으려고 애쓰며 말했다. "오늘 처음 이 가발을 썼는데... 조금 전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갑자기..." "그래? 그런데 벗겨지지도 않는다고? 정말 이상하다... 혹시... 아, 맞다. 그래서 그런가? 윤미야 나 좀 따라와봐." "왜? 어디를?" 형민이 뭔가가 생각이 난 듯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지하실로 걸어 내려갔다. 윤미도 고개를 갸웃거리며 천천히 형민의 뒤를 따랐다. "지하실에는 왜 가는 거야?" "글쎄... 잠자코 따라오기나 해..." 컴컴한 지하실로 내려가는 계단이 몹시 삐걱 거렸다. 윤미는 발이라도 헛디딜까봐 조심스럽게 걸어 내려갔다. 그런데 지하실에 거의 다 내려 왔을 때쯤 이상한 악취가 심하게 풍겨왔다. "이게 무슨 냄새야? 대체..." "아, 이거?" 형민이 더듬거리며 스위치를 찾아 지하실의 불을 켰다. "어... 저... 저건.. 악!!!" 지하실에는 몸뚱아리가 없는 여자들의 머리통들이 새끼줄에 매달려 벽 에 줄지어 걸려 있었다. 그리고 어떤 것은 죽은 지 얼마 되지 않았는지 아직도 짤린 목에서 피가 뚝뚝 흘러내리고 있었다. "왜, 놀라? 여기 있는 사람들은 그간 내가 좋아하던 여자들이야. 너무 도 사랑스러워 수집하고 있는 중인데..." 윤미는 너무 놀라 벌벌 떨며 말했다. "너... 미쳤구나... 미쳤어..." 형민은 윤미의 말을 이해 못하겠다는 듯 줄지어 걸려있는 여자들의 짤 린 머리를 다정스럽게 만지며 말했다. "사실 몸뚱아리까지도 모으고 있었는데... 너무 부피가 커서... 지금은 머리만 짤라 모으고 있는 중이지. 아, 참.. 네가 쓰고 있는 가발 있지? 그거 이 애의 머리카락인데..." 형민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얼굴이 알아볼 수 없을 만큼 부패된 어느 여자의 맨들맨들한 머리통을 윤미의 얼굴에 들이밀며 이죽거렸다. "이 애 머리카락이 제일로 윤이나고 탐스러웠거든? 그걸 보니 갑자기 네 생각이 나더라고... 그래서 내가 머리 가죽을 벗겨서 친척에게 가발 을 만들어 달라고 부탁을 한거야." "세... 세상에..." "히. 히 히. 그런데... 그 가발에 이 애 귀신이 붙었나? 난 귀신이라는 걸 믿지는 않지만... 네 얘기를 들어보니... 하긴... 얘는 좀 특별한 애였거든? 무당 집 딸이었는데... 자신의 머리카락에 남달리 집착을 하 더라고... 매일 다듬고... 손질하고..." 형민이 천천히 윤미에게 다가가자 윤미는 뒤로 물러나며 두려움에 잔뜩 잠긴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다... 다가 오지마...." "그나저나... 너도 속으로는 나를 사랑했지? 다 알고 있어. 가발이 안 벗겨진다는 건 핑계고... 사실은 나를 만나려고... 히. 히. 히. 맞지? 그렇지?" "저... 저리가... 어서..." 눈이 "쾡"해진 형민은 손을 천천히 들어 윤미의 볼을 쓰다듬으며 천천히 말했다. "다 알아. 괜찮아. 여기 있는 여자들도 다 그랬지. 히. 히. 히. 나도 너... 사랑해. 히. 히. 히." "아... 안돼..." 며칠 후 혜경이는 소포 하나를 받았다. 그 속에는 가발 하나와 편지가 들어 있었다. [혜경이에게... 며칠 전 네 전화를 받고 정말 기분이 좋았어. 너도 나를 사랑하게 될 거 야. 아, 참... 그리고 네가 부탁한 가발... 이제서야 보내게 되어 미 안해. 만드는데 꽤 힘이 들었거든? 어쨌든... 아무때라도 우리집으로 놀러오고... 그럼 연락을 기다릴께... 너의 영원한 사랑이 되고픈 형민이가...] 편지를 다 읽은 혜경이는 한심하다는 듯 쓴 웃음을 지으며 형민의 편지 를 구겨 휴지통에 버렸다. "미친놈... 내가 가발 하나 얻으려고 거짓말 한거지... 네가 좋아 그런 거냐? " 혜경이는 소포 꾸러미에서 가발을 꺼내 머리에 뒤집어 쓰며 중얼거렸다. "흠... 그런데 나한테 보내 준 가발은 저번에 윤미가 받았던 거보다 좀 싸구려인가봐. 꼭 윤미 머리카락처럼 갈라졌고... 돼지털 같잖아? 어쨌든... 공짜니...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