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6일 제70회 현충일을 맞아 “모두를 위한 특별한 희생에는 특별한 보상이 주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독립운동하면 3대가 망하고, 친일하면 3대가 흥한다는 말은 이제 사라져야 한다”고도 했다. 현충일을 매년 기리는 이유를 “기억하고, 기록하고,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라며 “이재명 정부는 책임과 의무를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현충일 추념식에서 이 같이 국가의 책임과 의무를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독립운동가와 군장병, 민주투사, 소방관과 경찰관을 호명하며 “그 숭고한 희생 덕분에 우리나라는 전쟁의 상흔을 딛고 세계 10위권의 경제 강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복 입은 시민들이 아무런 걱정 없이 오직 국가와 국민을 지키기 위해 일할 수 있도록 복무 여건을 개선해 나가겠다”며 “제복 입은 민주시민들이 국민을 지킬 동안, 대한민국이 군 장병과 경찰, 소방공무원들을 지키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새 정부 출범 직후 개최되는 이번 현충일 추념식은 국가유공자와 유족, 정부 주요인사, 각계 대표, 시민 등 약 4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특히 추념식에는 지난달 해군 해상초계기 추락 사고로 순직한 고 박진우 중령, 고 이태훈 소령, 고 윤동규 상사, 고 강신원 상사와 지난해 12월 서귀포 감귤창고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고 임성철 소방장의 유족들이 초청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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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파 청산에 실패한 한국, 그 부정의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나는 독립운동가의 후손이다. 조상은 일제에 맞서 싸웠고, 조국의 해방을 위해 모든 것을 걸었다. 그러나 해방 이후 한국 사회는 그런 희생에 대해 정당한 보상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조국을 배신하고 일제에 협력했던 친일파들은 처벌은커녕, 미군정과 이후 정권의 비호 아래 재산과 권력을 그대로 유지했다. 그 후손들은 오늘날 한국 사회의 핵심 권력층이 되었다.

반대로, 독립운동가의 후손인 우리는 가난과 사회적 소외를 견뎌야 했다. 조상의 ‘정의’는 지금까지도 우리에게 혜택이 되지 않았다. 이것은 분명한 역사적 부조리이며, 지금도 한국 사회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는 구조적 불의다.

경상도, 특히 대구 지역에서 많은 정치인과 재벌이 배출된 것은 단지 지역적 특색이 아니라, 일제강점기부터 이어진 친일 권력의 연속성 때문이다. 그 지역은 일제 시절 관료, 경찰, 지주 등 친일 세력이 집중된 곳이었고, 해방 후에도 그대로 한국 권력의 중심축이 되었다.

프랑스는 나치에 협력한 자들을 철저히 숙청했다. 그들에게 더 이상 공적 권력이나 발언권은 주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한국은 그렇지 않았다. 친일파를 단죄하지 않았고, “공산주의를 막겠다”는 명분으로 그들을 오히려 중용했다. 그 결과 친일파는 반공 이데올로기를 등에 업고, 오늘날까지도 한국의 지배층으로 살아남았다.

이는 일본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전범 세력을 완전히 제거하지 못한 일본 보수 정치 역시, 미국과의 전후 협력을 통해 과거의 권력을 온존시켰고, 그 흔적은 지금도 자민당의 정체성에 남아 있다. “과거를 묻지 않는 평화”는 결국 역사적 책임을 회피하는 수단이 되었고, 피해자와 가해자의 구분마저 흐릿하게 만들었다.

우리는 이 역사적 모순을 직시해야 한다. 정의롭지 못한 과거를 덮은 채, 미래로 나아갈 수는 없다. 과거를 바로잡지 않는 사회는 결코 건강한 미래를 만들 수 없다. 한국이든 일본이든, 우리는 이 불의에 대해 침묵하지 말아야 하며, 기억하고 바로잡을 책임이 있다.